2028 입시 준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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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교육과정이 발표되고 2028학년도에 새로 바뀌는 입시 제도로 시험을 보는 친구들이 내년에 고등학교를 입학하게 됩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께서 2022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자료를 올리셔서 이미 익숙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은 말 그대로 정부에서 공교육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그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학 입시에 대한 기본 방향도 설정을 해주었습니다. 이에 많은 분들이 참고를 하시고 아이들의 학업에 대해 계획을 잘 세우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2028학년도 입시부터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서 정부가 공교육과 입시를 분리하고자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공교육 시스템 자체가 입시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덜고, 오로지 학생들의 기본 소양을 육성하는데 집중하며, 입시, 즉 학생 선발에 대해서는 대학에 많은 권한을 이관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바뀌는 새로운 입시에서는 수능이나 정부의 입시 가이드보다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설정할 입시 가이드가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이에 대해서 제가 그동안 들었던 정보를 바탕으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루트를 통해서 정보를 확인하셨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변경된 내용 중에 대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특징과 대학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새로 도입될 교육과정의 큰 특징은 1) 고교학점제, 2) 내신 5등급제, 3) 공통과목 범위 수능 출제 입니다. 이 세가지 특징으로 부터 정부가 생각하는 공교육의 범위와 취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1) 고교학점제

학점제와 학점 자체에 의미를 가질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동안의 정해진 교과 과정에서 벗어나 학생이 희망하는 진로와 연관된 선택 과목을 다양하게 제공함으로써 다양성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 읽혀집니다. 아울러 진로와 관련성이 낮은 분야는 학습량을 줄여줌으로써 학생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도 보입니다. 다만, 각 고등학교에서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모든 선택 과목을 커리큘럼에 반영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학생이 원하는 진로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여 가야 할 지(평준화 지역은 이도 불가능해보입니다)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부의 의도가 어떻든 입시에 있어서 집중해서 봐야 할 것은 ‘선택과목’입니다. 뒤에 설명을 드리겠지만, 선택과목에 따라 어떤 대학 또는 어느 학과에 갈 수 있을 지 없을 지가 사전에 결정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내신 5등급제

이부분이 정부의 공교육의 입시에 대한 역할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신 등급을 대폭 줄임으로 인해 대학에서 내신 성적을 평가하는 것이 의미 없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지원한 학생의 경우 거의 같은 수준의 내신 등급을 가질 확률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즉, 변별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학생부의 학업 성취도에 대한 정량적 지표를 많이 희석해버렸습니다. 결국 대학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대한 새로운 평가 항목과 지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3) 공통과목 범위 수능 출제

이부분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선택 과목은 학생들에게 다양성을 제공하고 한편으로는 학업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기대가 있었지만, 그동안 수능에서는 점수 확보를 위해 진로 연관성 보다는 쉬운 과목에 몰리게 되었고, 난이도 조절과 점수 환산에 있어서도 많은 논란이 되었던 부분입니다. 이를 정부가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과목을 시험보게 함으로써 논란을 줄인 것은 긍정적이나, 선택 과목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지 않아 대학에서 학생의 전공 관련 역량을 수능으로는 더이상 평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또한 대학이 별도의 평가 항목과 지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입시에 활용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줄임으로써 입시와 공교육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입시에 대한 역할과 책임의 상당부분을 대학이 가져가도록 한 것입니다. 공교육은 입시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을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다양한 진로에 대한 정보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책임을 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결국 새로운 입시에서는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의미가 되며, 대학은 기존의 수시 보다 더 정교한 별도의 입시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입시에 있어서 대학의 고민을 살펴보겠습니다.

1) 합격자 미등록

복수 지원을 시행함에 따라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하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이미 합격한 학생들이 복수 지원한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함에 따라 대학들은 대기자에게 합격 통보를 해야 하고, 그 대기자 마저 다른 학교를 선택하게 되면 계속해서 그 다음 순서로 밀림으로 인해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고 등록 과정을 진행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게 됩니다. 심지어 상위권 대학에서도 의대 희망자들이 복수 지원을 했다가 이탈하는 경우가 많기에 대학들이 골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애초에 확고한 진학 의지가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2) 중도 결원 발생

이 부분이 상위권 대학을 포함하여 대학이 가장 고충으로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똑똑한 학생일수록 재수를 하면 더 좋은 학교, 더 좋은 학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더구나 요즘 정시에 있어서 재수생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더 부추기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특히 중도 결원이 생기게 되면 등록금 수입이 줄어 재원 확보에 문제가 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10% 이상씩 결원된 클래스를 운영하는 것은 대학의 이미지 손실과도 직결되는 대학 경영에 있어 심각한 문제입니다. 결국은 이도 마찬가지로 전공에 관심이 많고 학구열이 강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3) 대학원 진학 감소

이 부분은 대학 교수님들 입장에서도 매우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요즘은 최상위 대학 조차 대학원생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자대 출신의 대학원생은 거의 구하기 어렵고 결국 타대학 출신의 학생이 대부분을 채울 정도로 대학원생 부족은 매우 심각합니다. 대학 교수가 조교수로 시작하여 정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연구 실적이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 실적이 우수해야 국비과제, 기업과제를 수주할 수 있고, 연구실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학생도 많아집니다. 결국 연구실적은 Lab에 얼마나 좋은 대학원생을 많이 보유했느냐가 결정을 합니다. 솔직한 이야기로 실력이 낮은 타대생 보다는 자대생 출신의 대학원생을 많이 받고 싶은 것이 누구나 같은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졸업하고 각종 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보다는 고등학교 성적이 조금 부족해도 진학에 의지가 있는 친구들을 선발하여 잘 가르쳐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 요즘 교수님들의 심정입니다.

결국 대학의 고민은 이탈자를 막는 것, 즉 ‘보험용 합격자를 선별’ 할 장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그동안에는 수시 제도도 정부의 가이드 범위에서 치루어야 했기 때문에 성적이 우수하다면 이탈 할 것을 알고 있어도 합격을 시켜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대학이 걸러내는 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이미 2024년 상반기에 서울대학교가 자체적으로 스터디한 2028년 입시 개편안에도 잘 반영이 되어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대학의 고민과 작금에 대학이 처한 상황에서 대학이 취하고자 하는 입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요즘 대학이 직면한 상황은 ‘학생수의 감소’, ‘N수생 또는 의대 편중으로 인한 중도 결원’, ‘대학원 진학자 감소’ 입니다. 즉 어떻게 하면 적은 모집단의 학생수를 가지고 이탈자를 최소화하고 심지어 대학원까지 진학할 수 있게 만들것인가가 대학의 숙면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대학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과제와 이에 따른 입시의 방향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 변별력 강화

말씀드린 대로 새 교육과정은 공교육이 입시에 활용되는 것을 최소화하고자 합니다. 즉, 공교육에서 제공하는 평가는 학생을 선발하기에 변별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 대학은 변별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며, 더불어 허수 지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처할 방안으로는 우선 자체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여 평가 항목을 다변화 함으로써 학생을 다양하게 등급화 하는 것입니다. 학생부 평가에 있어서도 대학별로 평가 항목을 설정하고 배점의 폭도 다르게 설정할 예정입니다. 또한 인성 평가 등 다른 평가 방안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적격자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탈락/결격 등급을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다른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적으로 합격선을 넘겨도 이 부분에서 결격 사유가 생기면 무조건 불합격인 식입니다. 이는 학력 미달자를 선별하고 소위 보험용 합격자를 걸러내는데 적극 활용될 것이며, 평가항목으로는 ‘필수 선택과목’, ‘학생부 포트폴리오 구성’, ‘구술고사’ 등이 그 방법을 활용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전공 관련 역량 평가 강화

중도 결원(휴학, 자퇴), 대학원 진학자 감소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공에 대한 수험생의 진학 의지를 평가하는 항목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각 과별로 필수 선택과목을 선정하고 이를 이수하지 않았을 경우 아예 탈락을 시키거나 평가 점수를 매우 낮게 주는 방식 등입니다. 특히 면접/구술고사를 통해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역량 뿐만아니라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의지, 그리고 사전 학습 정도까지 모두 파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 부문에 평가 배점을 높게 함으로써 수능이나 내신 성적 우수자 보다는 전공 분야 기본 소양이 우수한 학생의 합격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입시 공정성 확보

대학이 자체적으로 선발 시스템을 운영하게 되면 항상 시시비비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수능에서도 킬러문항이니, 선택과목 난이도 조절 실패니 하며 시비를 거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좋은 사례로 2024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 논술에서 일부 학과에서 문제지를 미리 배포하는 바람에 소송까지 가고 거의 무효로 판결이 난 일까지 있었습니다. 아무리 대학이 준비를 잘 해도, 국가 및 전국 차원에서 준비하는 수능보다 더 완벽하게 준비하기란 금전적으로나, 인력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대학이 불리합니다. 따라서 사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시스템을 만들 것입니다. 그 방향으로는 사람이 관여하는 부분을 최소화 하고, 정보 유출을 방지하고, 증거자료가 남지 않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만들 것입니다. 가령 사람이 평가하는 부분보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전산화하여 시스템이 분석/평가하고, 필답고사보다는 면접/구술고사와 같은 방향으로 시스템을 만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모든 것을 보았을 때, 학생 입장에서는 다양한 기회를 노리기 보다는 초반부터 진로에 대한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대학의 입시 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전략적으로 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 입장에서는 똑똑한 학생을 많이 뽑기 보다는 결원이 생기지 않게 함으로써, 또 심지어 잠재적 대학원생까지 확보함으로서 학교 경영의 안정화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제 어디로 갈지 모르는 1등 보다는 항상 남아줄 3~4등이 더 낫다는 것을 이미 대학 교수님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완성하지 못한 실력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가르치면 되는 것이며, 1년에 1명 정도 미래의 후임 교수 인재만 확보해도 성공한 것이며, 함께 연구할 인재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2028년도 대입 개편안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대학은 없습니다. 그나마 서울대학교에서 2024년 상반기에 내부 스터디를 진행한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전부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 인터넷에서 자료를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서울대학교 입학처에서 작성한 자료인데 이는 아직 스터디중인 가안이며 아직 정부와도 협의를 해야 할 사항이 많아 확정된 사항은 아닙니다. 아마도 2026년도는 되어야 윤곽이 정확이 잡히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를 보면 서울대학교에서 앞으로 입시의 방향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방향을 잡으면 대게 다른 대학들도 비슷하게 설정을 하기 때문에 그 방향성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어 내용을 공유하고 각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우선 수시 부문입니다.

평가 형태는 기존의 수시와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서류전형으로 2~3배수를 선발하고 2차로 성적+면접(구술고사)을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그렇다고 기존과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서울대에서 제시한 종합역량평가 부분이 기존의 학생부 평가와는 많이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능에서 선택 과목을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선택 과목에 대한 기준이 보다 구체적이고 심층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필수 선택과목의 이수 여부와 권장과목의 이수 여부, 그리고 그에 대한 성취도를 서울대 기준을 설정하고 평가할 예정입니다. 또한 전공관련 활동(동아리, 특활 등) 여부도 중요해집니다. 성취도에 대해서는 학생부 특성상 형평성의 문제가 있으므로 많이 반영하기 보다는 추후 면접(구술고사)에서 중점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말 그대로 학생부는 대학이 원하는 공부와 활동을 충분히, 그리고 논리적으로 짜임새 있게 하였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로써 그 학생이 전공에 진심인지 아니면 허수로 지원한 것인지를 판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업 성취도에 대해서는 면접에서 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탐침질문’이란 질문을 던지고 답변에 대해 또 꼬리의 질문을 던지는 식을 반복하는 것으로 학생의 학습 수준을 평가하고, 논리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이를 위해서 사교육이 번성할 수도 있으나,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심도있게 학습을 하거나 스스로 사고를 해본 학생이 아니라면 질문 한 두 번에 단순히 입시준비 수준으로 했다는 것이 탄로가 날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과생이라면 과학고 학생들이 유리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저학년 때부터 자기 관심사를 정하고 꾸준히 독서와 동향 정보를 습득하고, 동료 또는 교사나 상급자와 많은 토론을 하고, 말하기와 발표 연습을 많이 한 학생일수록 유리합니다. 교내 수준에서는 특정 분야에 대한 동아리 활동을 지도교사를 선정하고 FM으로 진행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개별적으로는 꾸준한 독서와 체험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울대에서 의미하는 면접은 ‘답’을 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답이 없거나 황당한 상황을 제시하고 어떻게 생각을 하고 논리를 펴고 반박을 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정해진 ‘답’을 말하는 연습을 하는 사교육 위주의 교육방식 보다는 지속적으로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가설’을 세워보고 답을 찾아 탐구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정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서울대 뿐만아니라 많은 대학들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부분이 정시에서 별도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입니다. 그 별도 평가 방안으로 학생부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면접과 같은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부분은 아직 정부와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라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확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어떤 것으로 평가를 하든 수능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정될 것입니다. 서울대에서 제시한 교과역량평가를 보면 수능 60점, 교과역량평가 40점으로 배점하였습니다. 그리고 교과역량평가의 등급간 점수 차이는 2점입니다. ‘뭐야 2점 밖에 차이가 안나?’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현재 400점 만점의 수능을 60점으로 환산하면 교과역량평가에서 2점 차이는 수능의 14점 차이에 해당합니다. 무려 수능 4~6 문제 이상의 점수차이가 발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비록 수능 성적은 부족하더라도 전공관련하여 이수한 학점이 많고, 적극적으로 학생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전공 진학에 대한 의지가 강한 학생이 선발될 수 있도록 평가를 구성한 것입니다. 게다가 ‘결격’이라는 등급을 두었습니다. 이는 결격일 경우 수능이 몇 점이든 무조건 탈락시키겠다는 의미입니다. 운이 좋게 수능은 잘 보았지만 학교 성적이 형편 없다면 탈락시키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그럴 경우는 거의 없어 보입니다. 이 장치는 허수 지원을 걸러내는 용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학생부를 평가했을 때 그 학과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사항을 이수하지 못하였다면 결격 사유로 탈락시키겠다는 의도입니다. 즉, 의대를 가려고 생물 분야 위주로 선택과목을 이수하고 학생부 기제 활동도 생물 분야로 하였는데 혹시 몰라 컴퓨터공학과에 보험으로 지원하였을 경우 컴퓨터공학과에서는 물리, 미적분II, 확률통계 등을 필수로 선정을 해 놓으면 의대 지원생의 경우 결격사유가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식으로 허수 지원을 방지하는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말에서 ‘성적이 우수하다고 다가 아니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원한 전공에 부합한 학습을 체계적으로 하였는지, 그 열성이 얼마나 깊은 지가 수능 성적 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처음 수능을 도입하였던 1994학년도 보다 그래도 이번 2028학년도 입시부터 정부의 취지에 유사하게 입시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정부가 대학에 얼마나 자유도를 부여할 것인가가 예전의 수능으로 회기할 것인지, 아니면 대학별 선발 문화가 잘 정착될 것인지 좌우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고등학교에서도 학교별로 다양한 선택 과목을 수준있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요즘 처럼 학생부 작성을 위한 특별 활동이 아닌, 진정으로 학식을 높일 수 있고,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선택과목 수업과 활동이 제공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특별 수업을 가보면 이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학교도 있기는 합니다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선생님들께서 그저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근무’만 하는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워낙에 탈이 많은 것이 요즘 공교육 환경이다 보니 교사들도 의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다 민원을 받는 것보다는 무난하게 운영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님들의 합리적이고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학교에 필요한 사항을 요청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렇다 하더라도 현실화 되기는 쉽지는 않아 보이며, 학생 개별로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러면 입시는 어떤 방향으로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이미 앞에 교육과정에 따른 대학의 입장을 설명드리며 그 힌트를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1) 전공 지식 및 트랜드 파악

사교육 수준으로 약간의 코칭을 받고 어설프게 지식을 흉내 내서는 안됩니다. 이는 면접에서 금방 밑천이 들어납니다. 진정으로 그 분야에 관심을 갖고 심도있는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물론 고교 수준에서 습득할 수 있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고, 아직 배우지 못한 학문도 많아 역량이 부족합니다. 다만, 시도를 해보았다는 것과 적어도 어떤 내용이 있고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고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분야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고 진학하여 할 일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본인의 관심사, 즉 진로를 조기에 선정하고 그 분야에 대해 심지어 교수와 트랜드를 논할 정도의 깊이 있는 학습과 탐구를 하시기 바랍니다.

2) 대학 지원의 폭을 넓히기 위한 조건 충족

선택 과목을 너무 좁혀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진학할 수 있는 진로가 매우 좁아집니다. 또 나의 관심사가 바뀌거나 나의 재능이 무엇인지 뒤늦께 알게 되었을 때 방향을 선회할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선택과목과 학생부 활동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되도록이면 내가 관심있는 진로들을 여럿 커버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 전공분야의 종사자나 선배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각 전공이 학생이나 학부모님이 알고 있는 그런 업종이나 학문분야가 아닐 경우도 있고, 무엇을 하고 어떤 것을 공부해야 하는지 알기는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본인이 선택한 후보 진로들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폭넓게 구성하시기 바랍니다. 가령 수학은 대수, 확률통계, 기하, 미적분II 를 모두 선택 이수하는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네요.

3) 면적, 구술고사 대비

앞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필답고사 보다 구술고사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때문에 문제만 푸는 학습 보다는 논리적 사고를 하고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돈을 들여서 별도의 코칭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이 주변 친구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것입니다. 친구들이 모르는 문제를 ‘설명’해서 가르쳐주는 것, 이것 부터가 논리적 발표입니다. 말을 잘 하고, 설명을 잘 하려면 내 머리속에 정리가 되어 있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남(친구, 부모님, 형제)에게 설명해주고 때로는 토론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돈주고 면접 훈련을 받거나 발표 훈련을 받는 것보다 더 효과가 큽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가 문제 또는 상황을 만들고 그에 대한 발표 준비를 해보고 실제로 발표도 해보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수학 공부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1) ‘전체집합’적인 접근

을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교과서를 보시면 수학 단원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가령 경우의 수, 순열/조합, 확률, 이항분포, 통계 등은 ‘확률통계’ 하나의 부문으로 묶을 수 있는데 어느 단원은 1학년 때, 어느 단원은 2학년 때 이런 식으로 나누어 수업을 합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1학년 때 배운 내용이 2학년 때 기억나기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미적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난이도에 따라 선택 과목으로 분리하여 학습 부담을 덜 주려 한 의도는 알겠으나, 공부해야 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하지 마시고 할 때 아예 다 공부해버리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내용의 연관성도 유지되고 한 번에 다 함으로써 시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진도가 학교 수업과 다르게 구성을 해야 할 수도 있는데 (사실 요즘 학교 진도에 맞추어 학습하는 경우를 본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 최대한 내신 대비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학습 진도를 구성하고 될 수 있으면 필수 선택은 모두 공부하는 것이 추후에 어떤 진로로 설정을 하더라도 진학에 장애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2) 서술형 학습

많은 학생들이 잘못 공부하는 것 중에 하나가 마치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처럼 문제 위주로 학습을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치면 수능과 논술이 별개의 공부라고 생각하는 방식도 문제입니다. 수학의 핵심은 ‘기본기’입니다. 고1, 고2 때 기본기를 얼마나 잘 다지느냐가 입시를 좌우합니다. 1학년 학생이 오지선다의 문제지를 풀고 있는 것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 문제는 추후 고3 때 연습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수학 단원의 기본정리(공식)를 완벽히 이해하고 기본 유형의 문제를 익히고, 마치 수학 선생님이 강의를 하듯 남에게 가르칠 수준으로 논리적이고 깔끔한 답안을 작성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능형 문제와 논술형 문제는 나중에 적응하면 됩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기본기를 익혀야 할 시기에 엉뚱한 것을 하다가 기본기를 한 번 놓치면 아무리 재수를 해도 기본기를 쌓을 수는 없습니다. 재수는 말 그대로 수능형, 논술형 유형 연습을 철저히 함으로써 지금 실력에서 성적을 올리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류 대학에서 일류 대학을 갈 수 있는 것이 재수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고1, 고2 때 어떻게 공부하였느냐가 그 학생이 진학할 학교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서술형 학습을 할 것을 권장합니다.

3) 학구적 접근

단순히 입시 문제를 푸는 수준에서 수학이 그치면 안됩니다. 수학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일상에서 접하는 것들을 수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령 주가 변동을 우리가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AI라는 것은 수학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 것인지, 우리가 배운 수학의 어떤 분야가 AI의 근간이 되는 것인지 등 수학을 실제 생활과 연관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고교 수준의 수학적 지식으로 이러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떤 현상이 문제로 주어졌을 때 수학적으로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해석이 되면 수학적으로 답변을 구할 수 있는지 사고를 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약간 대학 수학이나 사이언스와 관련이 있는데 이에 대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추후 구술고사나 논술 시험에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면접에서 교수님들이 원하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이미 답이 없거나 대학원 수준에서도 맞추기 어려운 문제를 내고 학생이 어떻게 사고하고 어떤 논리를 펴는지 묻고 또 묻고 하며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런 연습을 수학을 이용하여 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수학은 Language of Nature 이기 때문입니다.

매우 긴 설명이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라 2028학년도부터는 지금과는 입시가 많이 바뀔 것이라는 것이며, 앞으로 대학에서 발표하는 내용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이시고 아이들을 준비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94학년도에 수능과 본고사를 처음 겪었던 세대로서 새로 바뀌는 입시에 지속적으로 정보를 모으며 준비를 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본고사를 대비 하기 위해 평화시장 헌책방 거리를 다니며 옛날 본고사 문제집이나 일본대 입시 문제집을 구하러 다닌 적도 있습니다. 결국 정보력의 싸움입니다. 어쨌든 새로 바뀌는 교육과정과 입시가 지금까지의 입시 지옥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그동안에는 문제 풀이를 중심으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에 주력하였다면, 앞으로는 전공 역량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수능 성적과 같이 객관적인 평가 근거보다 면접을 통해 기본적인 소양이 갖추어졌고 대학에서 가르쳐서 키울 수 있는 인재라면 뽑고 싶은 사람을 뽑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대학이 어떤 시시템을 만들려 하는지 사전에 파악하여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운영하는 닥터박 스터디룸에서는 수학을 가르치면서도 이러한 부분들을 알려주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그 방법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얼마나 될지 모르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Dr.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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